올해 2월 암 진단받고 벌써 3개월 정도 지났다. 예정된 항암 8차 중 3차까지 마무리했고 2주 뒤 4차 예정이다. 차수를 거듭할수록 항암 전의 씩씩한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어느샌가 나약해져 버린 나를 마주하게 되었다.
항암 전에는 빠져버리는 머리카락은 어차피 다시 날 머리카락인데 하고 별로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치료를 진행하며 무너져가는 체력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이따금씩 외출할 때 쓰는 모자가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처럼 지나가는 사람들로부터 어딘가 어색해하는 나 자신을 보았다.
이전과는 달라진 일상에서 오는 그런 사소한 차이들로부터오는 마음속 무너짐을 이겨내려고 노력 중인데 바로 이런 것들이다.
암 환자 멘탈 관리 방법
1. 감사일기 쓰기
아프기 전에도 매일은 아니어도 이따금씩 일기를 쓰곤 했는데 지금 쓰는 일기와 차이가 있다면 이전에는 주로 회사나 일상 속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쓴 내용이 다수라 주 내용은 너무 힘들다는 내용이 많다. 지금도 물론 항암 때문에 힘들지만 그래도 내용 끝에는 그럼에도 감사하다는 내용으로 마무리하곤 한다.
'항암 7일째 아침이다. 오늘은 산책겸 우체국에 다녀왔다. 건강하게 걸을 수 있는 몸, 기분 좋은 날씨.. 그리고 오로지 내 몸에 대해 집중할 수 있는 환경에도 감사하다.'
2. 걷기
운이 좋게도 집 바로 근처에 걸을 수 있는 트랙이 있다. 컨디션이 좋을 땐 걷고 뛰기를 반복하는데 신나는 음악을 들으면서 걸으면 정말 개운하다.
걷기는 항암 부작용인 불면증에도 도움이 된다. 수면과 관련된 멜라토닌은 세토로닌이라는 물질에서 비롯되는데 세로토닌은 햇볕과 관련이 있다.
매일 만보걷기까지는 아니어도 몸이 허락하는 만큼 낮시간 동안 햇볕을 쐬면서 걷기를 추천한다.
3. 할 일 목록 만들지 않기
최근 '원씽 THE ONE THING' 이라는 책을 읽고 와닿고 일상에서 적용해 보고 만족하고 있는 것 중 하나인데
할 일 목록(TO DO LIST) 만들지 않기는 이 책의 주제인 오직 하나에 집중하기를 실천하기 위해 제시된 방법 중 하나였다.
아프기 전처럼 하루에 해야할 일들을 목록화하면 바닥이 된 체력의 몸상태에 나열된 일들에 더욱 부담감과 무력감을 느끼곤 했다. 그래서 지금은 이전과 달라진 나의 몸 상태를 인정하고 지금 당장해야 하는 일 하나에만 집중하여 처리하는 식으로 바뀌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한가지 일을 처리하고 나서 체력이 허락하면 그다음 떠오르는 한 가지 일을 처리하는 식인데, 이렇게 하면 무력감을 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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